
허리보다 윗 쪽 등 한가운데가 뻐근하고 아프다면? 흉추 디스크?
파스를 붙여도 그때뿐인 등 통증
안녕하세요. 원흥바른신경외과입니다.
디스크라는 말을 들으면 대개 목이나 허리를 먼저 떠올리십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디스크 환자도 그 두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목과 허리 사이, 등 한가운데를 이루는 등뼈(흉추)에도 디스크가 있습니다. 이곳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다만 목이나 허리에 비하면 드물어서 환자분도 저희도 뒤늦게 떠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나 드무냐면, 몸 전체에서 생기는 디스크 탈출 백 건 가운데 한 건 정도가 이 등뼈에서 나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등 한가운데가 좀 결린다고 해서 곧바로 큰 병을 걱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등뼈가 이렇게 튼튼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목뼈나 허리뼈와 달리 등뼈는 좌우로 갈비뼈가 붙어 있어서, 마치 새장의 살들이 가운데 기둥을 감싸 잡아 주듯 서로를 받쳐 줍니다. 그만큼 움직임이 적고 안정적이니, 디스크에 실리는 부담도 적습니다.
그런데 이 드묾이 양날입니다. 흔치 않다 보니 오히려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뼈 디스크의 가장 기본적인 신호는 등 한가운데가 뻐근하고 아픈 것입니다. 여기에 신경이 눌리기 시작하면 결이 조금 달라집니다. 통증이나 저린 느낌이 옆구리를 타고 앞쪽으로, 마치 몸통에 띠를 한 줄 두른 것처럼 번지곤 합니다. 이 띠 모양으로 감기는 느낌이 등뼈에서 오는 신경 증상의 특징적인 결입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등뼈 구간에는 팔다리로 이어지는 신경 다발, 곧 척수가 지나갑니다. 신경 뿌리만이 아니라 이 척수 자체가 눌리면 증상의 양상이 달라집니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걸을 때 다리가 뻣뻣하고 휘청거리거나, 배꼽 아래로 감각이 둔해지거나, 대소변을 조절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신호는 기다린다고 저절로 좋아지길 바랄 일이 아니라, 곧바로 진료를 받아 보셔야 하는 대목입니다. 겁을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흉추는 그런 자리라는 안내입니다.
그렇다고 등이 아프면 다 신경 문제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등 통증의 상당수는 오래 앉아 있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지내거나 근육이 뭉쳐서 옵니다. 이런 경우는 자세를 바꾸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하게 찜질을 하면 한결 풀리고, 손으로 눌러 아픈 자리도 근육 쪽에 있습니다.
반대로 앞서 말씀드린 띠 모양의 저림이나 다리 증상이 함께 온다면 신경 쪽을 살펴야 합니다. 물론 이건 딱 잘라 나누는 기준이라기보다 경향에 가깝습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등 한가운데 통증을 대개 근육 탓으로 여겨 파스를 붙이고 마사지로 넘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으니 잘못된 대처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띠처럼 감기는 저림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같이 온다면, 결이 다른 신호일 수 있으니 한 번쯤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또 하나, 등 통증이 늘 척추에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몸 안쪽 장기의 문제가 등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증의 양상이 흔히 보는 모습과 다르거나, 열이 나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는 일이 함께 있으면 척추 밖의 원인도 함께 살피게 됩니다.
허리도 목도 아닌데 등 한복판이 계속 뻐근해요. 파스를 붙여도 그때뿐이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먼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아픔이 앞쪽으로 띠처럼 번지는지,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리지는 않은지를 여쭙고 살핍니다. 엑스레이로 등뼈의 배열과 뼈 상태를 확인하고, 디스크와 척수의 상태까지 보려면 자기공명영상(MRI)이 필요합니다. 흔치 않은 부위라 증상만으로는 지나치기 쉬운 만큼,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으면 영상으로 확인하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치료는 대부분 수술 없이 시작합니다. 신경을 누르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면 자세를 바로잡고, 등과 배 주변 근육을 다듬는 운동을 하고, 통증을 다스리는 약을 쓰고, 필요하면 물리치료나 주사 치료를 더합니다.
다만 주사나 약이 눌린 디스크 자체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니라는 점은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증상을 가라앉히고 회복을 돕는 과정이며, 좋아지는 속도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수술은 척수가 눌려 다리 힘이 빠지거나 걷는 데 지장이 생기는 것처럼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 상의합니다. 게다가 흉추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척수가 지나가는 자리라, 수술을 한다면 부위 특성상 더 신중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그러니 “등 디스크는 무조건 수술”이라는 말은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평소 관리에서 기억해 두시면 좋은 것을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
1. 오래 구부정하게 앉아 있지 않기
2.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에 맞춰 등이 굽지 않게 하기
3. 중간중간 일어나 등을 펴고 어깨를 뒤로 열어 주기
4. 등과 배 주변 근육을 함께 다듬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때에는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1. 등 통증이 여러 주가 지나도록 이어질 때
2. 몸통에 띠를 두른 듯한 저림이 번질 때
3.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걸음이 휘청거릴 때
4.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길 때 (이 경우는 곧바로)
등 한가운데의 통증은 대개 지나가는 근육의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드문 만큼 놓치기도 쉬운 자리이니, 평소와 다른 신호가 함께 온다면 한 번 들여다보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