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디스크 예방, 일상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
"디스크는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던데요?"

안녕하세요. 원흥바른신경외과입니다.
허리디스크로 진단받으신 분들께 생활 습관을 말씀드리면 이런 반응이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디스크는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던데요."
절반은 맞는 말씀입니다. 디스크의 노화는 나이와 함께 진행되고,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에는 타고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흐름 자체를 되돌리거나 멈출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예방은 무엇을 말할까요
그렇다면 예방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 걸까요. 여기서 구분해 두실 것이 하나 있습니다. 디스크가 닳는 것과 허리가 아픈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은 분들을 모아 MRI를 찍어 보면 디스크가 닳거나 밀려 나온 소견이 흔하게 발견됩니다. 반대로 사진상 변화가 크지 않은데 통증이 심한 분도 계십니다.
예방의 목표는 디스크를 새것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닳아 가는 디스크가 통증이라는 형태로 터져 나오지 않게 하고, 한 번 아팠던 허리가 반복해서 아프지 않게 하는 쪽입니다. 그 범위에서는 생활 습관이 실제로 할 일이 있습니다.

교과서가 꼽는 위험 요인
교과서에서 디스크 질환과 연관 있는 요인으로 꼽는 것들 가운데 눈에 띄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직업상 반복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 그리고 흡연입니다. 비만과 흡연은 허리 통증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증상의 진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Campbell's Operative Orthopaedics).
흡연이 왜 여기 들어가는지 의아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디스크는 우리 몸에서 혈관이 거의 없는 조직입니다. 주변에서 스며드는 방식으로 영양을 받는데, 흡연은 그 미세한 혈류를 좁혀 공급을 방해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흡연으로 생기는 만성 기침이 배 안의 압력을 반복해 올리는 것도 디스크에는 부담입니다. 금연은 허리 관리에서 가장 확실한 항목에 속합니다.

체중과 물건 드는 습관
체중도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체중이 늘면 서고 걷는 모든 순간에 척추로 가는 부담이 함께 늘어납니다. 다만 몇 킬로그램을 줄이면 척추 부담이 몇 배 줄어든다는 식의 계산은 근거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급하게 빼려 하지 마시고, 지금 체중을 더 늘리지 않는 것부터 목표로 잡아 보세요.
물건을 드는 습관은 무게보다 빈도를 보셔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 20킬로그램을 드는 일보다, 하루에 백 번 5킬로그램을 드는 일이 디스크에는 더 가혹할 수 있습니다. 특히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몸을 비틀며 드는 동작이 가장 위험합니다. 굽히는 힘과 돌리는 힘이 동시에 걸리니까요. 김장독을 옮기거나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낼 때처럼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동작들입니다. 발을 돌려 몸 전체를 물건 쪽으로 향한 다음 무릎을 굽혀 드는 습관을 들여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디스크가 터진 순간이 거창한 동작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세수하려고 허리를 숙였을 때, 양말을 신다가,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 손을 뻗었을 때라고요. 그 한 동작이 원인이라기보다, 그전까지 쌓여 온 부담 위에 마지막으로 얹힌 동작이라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예방이 아픈 순간이 아니라 아프지 않은 날들에 하는 일인 이유입니다.

앉아 있는 시간을 끊어 주세요
오래 앉아 일하시는 분이라면 앉는 자세를 고치는 것보다 앉아 있는 시간을 끊는 쪽이 효과적입니다. 통화는 일어서서 받고, 쓰레기통이나 프린터를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두는 식으로 일어날 이유를 만들어 두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운동과 수면
운동은 교과서에서도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코어 근육 운동을 함께 권합니다(Campbell's Operative Orthopaedics). 스트레칭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연성이 좋아도 척추를 붙잡아 주는 힘이 없으면 같은 자리가 다시 아파집니다. 주 3회에서 5회, 한 번에 30분 정도 걷는 것으로 시작하시고 거기에 허리와 배를 함께 쓰는 운동을 얹으시면 됩니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같은 자극에도 통증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수면은 허리 관리에서 빠지기 쉬운 항목인데 실제로는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날이 추워지는 시기에는 한 가지를 더 챙기셔야 합니다. 근육이 긴장한 상태에서 갑자기 큰 힘을 쓰면 허리가 삐끗하기 쉽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바로 무거운 것을 들지 마시고, 몸을 조금 움직여 데운 다음 시작하세요.
흔한 오해 세 가지
흔한 오해도 몇 가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허리 복대를 평소에 계속 차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통증이 심한 시기에 며칠 쓰는 것은 괜찮지만, 오래 의지하면 허리를 받쳐야 할 근육이 할 일을 잃고 약해집니다.
2. 아플 때 무조건 누워 쉬는 방법도 권하지 않습니다. 고비를 며칠 넘기는 정도는 필요하지만, 오래 누워 있으면 회복이 오히려 더뎌집니다.
3. 침대는 아주 딱딱한 것보다 중간 정도 단단한 매트리스가 허리에 낫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바닥에 요를 깔고 자야 한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약합니다.
예방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방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사고, 타고난 체질은 습관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으셨다고 해서 관리를 잘못한 탓이라고 자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원흥에서 허리 통증이 반복되고 있다면, 어떤 동작에서 증상이 시작되는지부터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같은 허리디스크라도 사람마다 부담이 걸리는 동작이 다르고, 바꿀 습관의 우선순위도 달라집니다.
습관 교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신호
끝으로 습관 교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신호를 말씀드립니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이 끌리고, 저림이 발끝까지 내려가고,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생겼다면 생활 습관 문제로 볼 수 없습니다. 이때는 신경이 어떤 상태인지 바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원흥바른신경외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