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디스크, 보존치료·시술·수술 무엇을 언제 고를까요
허리디스크 무조건 수술?
안녕하세요. 원흥바른신경외과입니다.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은 분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하시는 질문은 대개 하나로 모입니다.
"선생님, 저 수술해야 하나요?"

그 질문에는 안심되는 대답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허리디스크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실제로 수술까지 가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르는 병입니다.
그렇게 눌린 신경을 따라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생기는데 이 통증에는 눌림 자체만이 아니라 디스크 주변의 염증이 크게 관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염증이 가라앉고, 밀려 나온 디스크도 상당 부분이 몸에 흡수되어 부피가 줄어듭니다. 신경을 누르던 압력이 그렇게 저절로 풀리면서 좋아지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치료도 처음부터 큰 것을 꺼내 들지 않습니다. 계단을 오르듯 낮은 자리에서 시작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한 칸씩 올라갑니다. 대부분은 낮은 칸에서 멈추고, 위 칸까지 올라가는 분은 일부입니다.

첫 단계는 보존치료입니다.
무리한 활동을 줄이는 상대적 안정으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안정이란 통증의 고비를 며칠 넘기는 정도이지 하루 종일 누워 지내는 침상안정이 아닙니다. 오래 누워만 있으면 오히려 허리를 받치는 근육이 약해져 회복이 더 더뎌집니다.
급성기에는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다스리고, 어느 정도 잦아들면 굳은 근육을 풀고 척추를 지탱하는 힘을 기르는 운동으로 넘어갑니다.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신경차단술, 흔히 말하는 신경주사로 고비를 넘기기도 합니다. 초기이거나 증상이 가볍고 뒤에 말씀드릴 위험 신호가 없는 분이라면 대개 여기에 해당하고, 상당수가 이 단계에서 좋아집니다.
보존치료만으로는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수술까지는 이르지 않은 분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고려하는 중간 단계가 비수술 시술입니다. 가는 관이나 바늘을 눌린 신경 주변까지 넣어 염증과 유착을 가라앉히는 신경성형술, 경막외 신경차단 같은 치료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다만 한 가지는 정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시술들은 튀어나온 디스크를 없애 주는 근본 치료가 아닙니다. 통증을 낮춰 회복하고 재활할 시간을 벌어 주는 역할입니다. 그 시간 동안 앞서 말씀드린 자연스러운 회복이 진행되어 좋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마지막 단계가 수술입니다.
눌린 신경을 직접 풀어 주는 단계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여기까지 올라가야 할까요.
무엇보다 응급으로 다뤄야 하는 신호가 있습니다. 항문과 회음부(사타구니와 항문 주변) 감각이 둔해지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대소변 조절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함께 온다면 마미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여러 갈래의 신경 뿌리가 한꺼번에 심하게 눌린 상태로, 회복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곧바로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드문 경우라 지나치게 겁내실 일은 아니지만, 이 신호만큼은 기억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수술을 상의하게 되는 경우를 추리면 이렇습니다.
1. 대소변 장애, 양다리 마비, 회음부 감각 소실이 함께 오는 마미증후군 — 응급입니다.
2. 발이 끌리거나 발가락에 힘이 빠지는 식으로, 다리 힘이 뚜렷하게 그리고 점점 더 빠질 때.
3. 충분한 기간(대개 6주에서 3개월가량) 보존치료와 시술을 받고도 일상이 어려울 만큼 심한 통증이 이어질 때.
수술이라고 해서 디스크를 통째로 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 조각을 걷어내 신경이 지나갈 길을 넓혀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손이나 손목 수술과 달리 허리 수술은 대개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입원도 하게 되므로, 규모가 있는 치료인 만큼 마지막 단계에 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단계에 설지는 무엇으로 정할까요.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고 싶습니다. 많은 분이 '얼마나 아픈가'를 기준으로 생각하시지만, 단계를 가르는 축은 통증의 세기가 아닙니다.
첫째는 신경학적 위험 신호입니다. 힘이 빠지는지, 마비가 오는지, 대소변에 문제가 있는지를 봅니다.
둘째는 그 증상이 얼마나 오래갔고 일상에 얼마나 지장을 주는지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MRI에서 디스크가 크게 튀어나온 사진을 보고 겁이 나, 곧바로 수술을 결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에 크게 보인다고 해서 곧 수술인 것은 아닙니다.
허리가 별로 아프지 않은 분들을 찍어 봐도 디스크가 밀려 나온 소견은 흔하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치료하는 대상은 사진이 아니라 증상과 신경입니다. MRI에 디스크가 크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수술을 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허리디스크는 대부분 낮은 단계에서 좋아지고, 위쪽 단계까지 올라가야 하는 분은 분명한 신호가 있는 일부입니다. 보존치료로 시작해 반응을 보고, 부족하면 시술로 시간을 벌고, 위험 신호가 있거나 충분한 치료에도 낫지 않을 때 수술을 상의합니다. 다만 다리 힘이 빠지거나 대소변에 이상이 있다면, 그때는 단계를 밟을 것 없이 바로 병원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원흥바른신경외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