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혈압은 좋은거지?
고혈압은 나쁜건가?
나는 원래 처녀 때 혈압이 낮아서 문제였는데 나이 먹고 혈압이 정상이 됐어.
이 말은 과연 나이가 들면서 더 건강해졌다는 말일까요? 요즘 사람들은 이전에 비해 건강에 관심이 많고 가정에서 간편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혈압계도 많이 만들어져 본인의 혈압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흔히 생각하는 고혈압은 나쁜 것, 저혈압은 비교적 나쁘지 않은 것. 이것이 정말로 맞는 말일까요?
이것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혈압의 개념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혈압이란?
혈압은 결국 혈관 내에서 측정되는 압력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혈압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혈압=심박출량(심장에서 박출하는 혈액량) x 혈관저항
으로 표시됩니다. 이게 참 어렵게 설명하면 한 없이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인데...
어떻게 쉽게 설명할까를 고민하다가. 한 가지 좋은 비유가 생각나서 그려봤습니다.
어떠한 배수로를 통해서 1L의 물을 1초 동안에 흘려보낸다고 가정할 때.
만액 배수로가 엄청나가 넓다면 배수로 안에서 측정되는 압력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A)
하지만 만약 배수로의 넓이가 빨대와 같다면 세게 물을 흘려보내야 할 것이고, 그 안에서 측정되는 압력도 높아지게 됩니다. (B)
혈압이 이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1L의 물이 심박출량이고 배수로는 혈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심장병과 같은 특별한 컨디션을 제외하면 한 사람의 심박출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혈압을 형성하는 데는 혈관의 저항이 중요한 인자가 됩니다. 혈관의 저항은 혈관의 넓이와 그 탄력성에 의해 결정되는데 혈관이 건강한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혈관이 넓고 탄력성이 좋아 협압이 낮고, 혈관이 건강하지 못한 노인의 경우에는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성이 떨어져 혈압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든 사람들에서 고혈압의 유병률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올라간 혈압이 떨어질 수는 없나요?
심박출량이 줄어들 때
저 위의 식에서 심박출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혈압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노화로 인해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혈압이 떨어집니다. 또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심부전, 심장성 쇼크와 같은 경우에도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여 혈압이 떨어집니다. 이런 경우는 의학적으로 중병에 해당하므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혈관저항이 줄어들 때
고혈압을 진단 받은 사람이 체중을 감량하고 식습관등을 조절하면 혈압이 떨어져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체중 감량이 되면서 말초의 혈액순환이 좋아져 전체적인 혈관 저항이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저 식에서 혈관저항이 떨어지는 이상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병적인 컨디션에서는 미주신경성 실신, 기립성 저혈압등이 해당합니다.
저혈압인 사람들은 뭔가요?
일상에서 정상 성인의 혈압이 약간 낮은 정도라면 본태성 저혈압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태성 저혈압이란 특별한 원인이 없이 저혈압이 나타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그냥 태어나면서부터 그렇다는 말입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보통 젊은 여자분들이 많습니다. 본태성 저혈압은 특별히 병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저혈압의 증상이 너무 심하지 않은 한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또 본태성 저혈압이 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어 혈관의 탄성이 떨어지고, 혈관이 좁아지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고혈압이 나쁜 이유?
그렇다면 왜 고혈압이 나쁘다고 하는 것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배수로에 흐르는 물이 세게 흐를 때 배수로가 망가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혈관 내의 압력이 높아 혈관벽이 받는 스트레스가 크면 이것은 혈관 내피의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손상된 혈관 내피는 회복되는 과정에서 염증반응이 생기고 지방세포들이 침착되게 되는데 이것을 흔히 동맥경화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혈관의 손상과 회복은 오랜 기간에 거쳐 일어나게 되고 (수년~수십 년)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혈압은 혈관의 손상을 가속시킵니다.
그래서 본인이 자각하는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며 평소 혈압을 잘 관리하는 것이 고혈압 치료의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혈관벽을 좁게하는 동맥 경화증
120/80
이 숫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혈압을 떠올릴 정도로 잘 알고 있는 숫자입니다.
정상 혈압을 의미하는 수치이죠.
미국 심장 협회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는 정상 혈압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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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협회의 고혈압 분류표
정상혈압을 120/80 이하로 규정하고 있고 그 위로 수치에 따라서 고혈압의 단계를 분류합니다.
120/80이라는 수치가 언제부터 정상혈압의 기준으로 정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문헌을 찾을 수는 없으나 많은 역학조사를 통해 수축기 혈압 115 이상, 이완기 혈압 75 이상인 경우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은 밝혀진 사실입니다. (그 이상의 압력에서는 혈관벽이 잘 망가진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혈압을 알고 정상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심뇌혈관 질환의 예방에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덧붙임.
저도 나이가 들면서 혈압약을 시작했습니다.
20대인 학생 시절에는 고혈압에 대한 교과서를 보면서 다른 세계 이야기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확실히 제가 약을 먹어보니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체중을 줄여야지, 식습관을 바꾸어야지 하면서도, 지금은 정작 사회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핑계로 그냥 약을 먹으며 조절되는 혈압 수치를 보며 안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추가적인 혈관 질환들이 생긴다면 또 생각이 많아 질 것 같습니다. 그러기 전에 관리 좀 해야겠습니다. 다음번에는 기회가 되면 혈압약에 관해서 조금씩 공부하면서 얕게 한번 작성해 보겠습니다.
우리 모두 다같이 살 빼고 운동합시다.






